탑에선 라즈베리의 달콤하고도 상쾌한 향이 확 납니다. 상당히 확산력도 좋은 느낌이에요. 그러다가 점점 달콤하고 부드러운 꽃향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 가드니아의 달콤한 향조가 앞으로 점점 나섭니다. 여기서의 가드니아는 보통 가드니아라는 이름이 붙은 향수들에서 주로 나는 그냥 달콤하기만 한 향기가 아니라 상당히.. 실제로 제가 기억하는 치자꽃 향기와 유사한 향이 나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제가 치자꽃 향을 정말 좋아해서 오래 전부터 치자 화분만 보이면 사다가 기르곤 했거든요.(기르는 족족 말려 죽였지만..;) 그러면서 항상 치자꽃 향기를 즐겼는데, 지금까지 '가드니아'라는 이름이 들어간 향수들을 여러 가지 시향해 봤지만 그 중 아무것도 제가 아는 그 치자꽃 향기와 비슷한 건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 스틸에선 바로 그 향기와 굉장히 유사한 향이 나요!!

그냥 달달하기만 한 게 절대로 아니라, 달콤하면서도 분명히 상큼한 느낌이 있으며, 그 뒤에 뭉근하게 크리미한 느낌도 같이 드는 그런 치자꽃 향기가 아주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의 향이 상당히 지속력이 있어서 아마도 이 향수가 제가 받은 샘플 3종(센티폴리아 로즈, 아이 스틸, 블리스드) 중엔 지속력과 확산력이 가장 좋지 않을까 싶네요. 잔향은 가드니아의 크리미한 느낌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바닐라의 부드러운 향취가 남습니다.

샘플 신청하면서 뭘로 할까 망설이다가 이름이 맘에 들어서(...) 신청한 거였는데 웬일... 예상 외로 얘가 제일 취향저격이네요! 조만간 지르게 될 것 같습니다.+_+